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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는 것이 잘 사는 법

포장마차 - 안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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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이 깃든 곳, 포장마차 

포장마차는 직장인들의 퇴근길에, 친구들과의 모임 2차장소로, 헤어지기 아쉬워 집 앞에서 한 잔 더 하는 곳으로 추억이 함께하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도시 미관, 위생,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노상 포장마차는 많이 사라지고 일부만이 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는데요, 예전 포장마차에서 술안주로 사랑받던 메뉴들을 떠올려 봤습니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안주는 단연 ‘삼겹살’이었습니다. 지글지글 구워내는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모두 풀리는 느낌이죠. 포장마차에서 삼겹살이라니~ 파는곳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그 외에도 오징어볶음이나 자숙오징어를 초장을 찍어먹거나 매콤새콤 골뱅이무침, 얼큰한 닭발과 오돌뼈도 정말 많이 먹던 안주였습니다.  예전에는 오뎅탕이나 홍합탕을 기본으로 내주셨는데 요즘은 포장마차 못봐서 어떤지 모르겠네요. 
겨울이면 김치찌개, 감자탕, 두부김치처럼 따뜻하고 든든한 메뉴에 한 끼 식사 대용이 되는 안주들이었고 번데기탕, 닭똥집 볶음 등 독특한 식감의 안주도 인기 최고였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적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던 포장마차의 대부분의 안주는 가성비와 맛을 모두 잡고 있어 포장마차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 포장마차 인기 술안주 TOP 10

순위 종류 평균 가격대 주문 빈도수
1 삼겹살 12,000~18,000원 ★★★★★ (매우 높음)
2 오징어볶음 15,000~20,000원 ★★★★☆ (높음)
3 김치찌개 7,000~10,000원 ★★★★☆ (높음)
4 골뱅이무침 13,000~17,000원 ★★★★☆ (높음)
5 해물파전 10,000~15,000원 ★★★★☆ (높음)
6 닭발 12,000~16,000원 ★★★★ (많음)
7 두부김치 10,000~13,000원 ★★★★ (많음)
8 감자탕 15,000~22,000원 ★★★★ (많음)
9 번데기탕 6,000~8,000원 ★★★☆ (중간)
10 홍합탕 8,000~12,000원 ★★★☆ (중간)

 

🍺 한국인의 정서와 추억이 가득한 소중한 공간

1. 정겨운 이웃, 관계의 공간
포장마차는 단순히 술과 안주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이웃 또는 지나가는 사람들과도 쉽게 인사하고 대화할 수 있는 정겨운 장소였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자리 덕에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도 "한 잔 하시죠!" 하며 유쾌하게 어울렸던 포장마차 특유의 친근한 분위기는 경험한 분들에게 오래오래 추억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2. 추운 겨울, 비닐 천막 사이로 새어 나오는 따뜻한 온기
겨울이면 포장마차의 비닐천막 안과 바깥 온도는 천지차이였습니다. 밖은 손이 시려울정도로 춥지만 비바람을 피해 일단 천막을 젖히고 들어서면 뜨거운 국물과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한 포장마차 안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습니다. 

3. 대학생, 직장인의 밤샘 수다와 위로의 장소
휴가나온 군인이 휴가나와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여자친구때문에 친구에게 한탄하는 모습, 또 누군가는 합격이나 취업으로 친구들의 축하 받으며 '위하여'를 외치는 모습, 어깨가 무거운 가장의 고독한 혼술자리로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던 장소, 1병을 마셔도 눈치 주지 않고 저렴한 안주를 시켜도 뭐라하지 않던 가성비 좋았던 추억의 장소입니다.

4. 바쁜 하루의 마침표, 그리고 도심 야경
야근을 마치고 동료들과 "오늘 한 잔 어때?" 하며 아무 계획 없이 들러도 언제나 자리가 있었던 곳. 포장마차에서 마시는 소주 한 잔과 도심의 야경은 힘든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소소한 행복이었습니다.

5. 드라마, 영화 속 단골 배경
많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인생의 고비, 인연의 시작, 갈등 해소 등 중요한 순간마다 포장마차가 등장합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우리 마음 속의 추억 공간으로 다 어레 남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포장마차는 단순히 노점상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와 추억, 소소한 위로를 주는 정감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 포장마차의 유래와 기원

포장마차(布帳馬車)는 ‘포장(布帳)’과 ‘마차(馬車)’의 합성어로, ‘포장’은 ‘천막’이나 ‘덮개’라는 뜻이며 ‘마차’는 원래 말이 끄는 수레였으나 그 후 사람이 밀거나 개조한 카트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포장마차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나 6.25 전쟁 이후 생계형 노점상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쟁 후 피폐해진 경제와 부족한 생계 수단으로 인해 천막과 손수레 등을 이용해 길거리에서 간단한 음식과 술을 파는 간이식당이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죠. 1960~1970년대 도시화와 함께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 길거리에는 퇴근 후 직장인들이 모여 저렴하게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포장마차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왜 니어카(수레)나 트럭에서 포장마차를 시작했을까?

 

✨ 이동 및 장소 제약 최소화
고정된 가게를 마련하기 힘든 서민들이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영업할 수 있도록 쉽게 옮길 수 있는 수레(니어카)나 트럭을 이용했습니다. 야간에 인파가 많은 곳, 번화가, 대학가 앞 등 그날그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으로 옮겨 다니며 장사할 수 있기 편하게 말이죠.

👉 간이 영업 구조
초기 불법 노점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단속을 피하거나 상황에 따라 빠르게 이동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작은 수레나 트럭은 천막과 간단한 조리도구만 얹으면 바로 즉석 조리가 가능하였고 설치와 철수가 용이했습니다.

👉 저렴한 창업 비용 & 신속한 대응
임대료가 필요 없고 설비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자영업자 또는 생계형 소상공인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갑작스런 경찰 단속이나 기상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용성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 포장마차에서 주로 쓰인 이동식 구조
- 니어카(near-car) : 사람이 밀 수 있는 이동식 손수레.
- 트럭 개조형 : 트럭 짐칸에 조리기구와 테이블, 비닐 천막을 설치한 구조로 규모가 니어카보다 큼.
- 걸개형 천막 : 길가에 천막을 치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

 

포장마차는 전쟁 이후 먹고살기 힘든 서민들이 도시의 번화가에서 시작한 이동형 천막 술집으로 장소의 구애 없이 빠르고 저렴하게 창업할 수 있어 니어카와 트럭 등 이동 수단이 자주 이용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일본식 주점으로 이자카야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이는 한국의 포장마차와 유사점을 갖고 있습니다.


- 저녁 술문화의 중심 : 저녁시간에 사람들이 모여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과 술을 즐기는 곳입니다.
- 친근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 격식 없이 편하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와 음주를 하는 선술집 형태입니다.
 - 다양한 안주 제공 : 단순한 술집이 아닌 식사가 가능할 만큼 다양한 안주류를 판매합니다.
- 서민적 이미지 : 가격 부담이 크지 않고 직장인이나 일반 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습니다.
- 즉석 조리 : 손님이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간단한 조리 후 바로 내어주는 시스템도 유사합니다.

 


✨ 이자카야와 포장마차의 차이점

구분 포장마차 이자카야
기원 1950년대 전후, 거리 천막·노점으로 발전 에도 시대(18세기)부터 이어진 전통주점
구조 비닐 천막, 손수레, 트럭 등 야외 이동식 구조 실내(고정 매장)에서 영업
위생·시설 대체로 간소하고 위생·시설 미흡(야외 한정) 인테리어, 위생 설비 등 잘 갖춰진 경우가 많음
메뉴 한국식 탕, 구이, 마른안주 등 한식 위주 사시미, 덴푸라, 일본식 꼬치 등 일본 요리 중심
운영 주로 저녁~새벽까지 영업, 야외 분위기 다양한 시간대 운영, 실내에서 쾌적하게 즐김
사회적 변화 불법영업, 단속 대상, 점차 축소 법 규정에 맞는 매장 운영, 젊은층 중심 인기 높음

 

🟢 포장마차가 사라지는 이유

 

✨ 시·구 단위의 도시 미관 정비와 불법 영업 단속
- 포장마차 운영 대부분이 도로점유 혹은 무허가 형태로 영업하고 있어, 지역 당국의 집중적인 단속과 거리 정비 사업에 의해 사라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도적·환경적 이유(단속, 도시 재정비, 위생 기준 강화 등)
✨ 위생 및 안전 문제
- HACCP 등 위생 기준 강화, 안전사고(화재 등) 예방 규정 등으로 영업 환경 유지가 점차 어려워졌습니다.
✨ 라이프스타일 변화
- 실내에서 쾌적하게 술을 즐기며 다양한 글로벌 먹거리를 접하고 싶어 하는 2030 세대의 ‘뉴트로’(새로움+복고) 트렌드가 강화된 것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 일본식 주점(이자카야)의 확산
- 이자카야, 일본식 포차 등 새로운 스타일의 주점이 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포장마차의 손님층이 분산되었습니다.
인테리어와 위생, 독특한 일본식 안주와 사케(일본 청주) 등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어 기존 포장마차보다 사람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됐습니다. 특히 실내 주점 형태는 날씨 영향 없이 쾌적한 환경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으로 포장마차의 쇠퇴에 일부 영향을 주었으나 핵심 원인은 아닙니다.


🔴 마치며

사라져가는 풍경, 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추억
비록 이제는 그 풍경을 찾아보기가 어렵고 현대식 실내 포장마차나 술집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노상 포장마차에서의 추억은 많은 이들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로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포장마차 안주와 어떤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댓글로 여러분만의 추억을 나눠 주시면 그 또한 우리 모두의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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